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맞춰 교통 및 공공부문 노조들이 파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윌리엄 왕자가 케이트 미들턴과 결혼식을 치르는 4월 29일은 영국의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영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축하 사절과 관광객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시는 결혼식 당일에만 수백만명이 모여들어 윌리엄 왕자와 미들턴의 도심 퍼레이드를 지켜볼 것으로 보고 교통 및 경호대책 등을 점검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왕실 결혼식을 시작으로 내년도 런던올림픽까지 관광객을 끌어모아 침체된 경기 회복 계기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교통부문 및 공공부문 노조가 이 때에 맞춰 파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국적항공사인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소속 승무원들이 4월 22일부터 시작되는 부활절 연휴와 결혼식 일정에 맞춰 파업에 돌입할 움직임이 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보도했다.

런던 지하철 기관사 노조원들은 최근 결혼식 당일 파업 계획을 밝혔다가 사용자 측과의 협상이 시작되면서 일단 계획을 유보한 상태다.

공무원들이 소속된 공공부문 노조들도 정부의 긴축 정책에 따른 일자리 감축과 연봉 동결 등에 맞서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로 노동당 당수에 올랐던 에드 밀리반드는 16일 BBC에 출연해 "윌리엄 왕자의 결혼을 훼방하려는 생각에 매우 놀랐다"면서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파업은 마지막 수단"이라면서 "파업을 통해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투표를 통해서만 정권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파업 보도가 나온 뒤 "파업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면서 강한 거부 감을 표명한 바 있다.

현지 언론은 노조들이 실제 파업에 들어가기 보다는 사 측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왕실 결혼식 일정을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매년 부활절 연휴를 배수진으로 해 대중교통 노조들의 협상이 집중됐던 점으로 미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실제 파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은 4월 29일 오전 11시 영국 성공회 수장 로완 윌리엄스 대주교의 주례로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