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기브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애리조나주(州)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러시아 언론사 기자와 공개석상에서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날 브리핑에 나선 기브스 대변인은 애리조나주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설전은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의 안드레이 시토프 기자가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됐다.

먼저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이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 시토프 기자는 총기난사범의 비정상적인(deranged) 행동이 '자유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사건 당시 진행 중이던 가브리엘 기퍼즈 의원의 정치행사가 바로 표현의 자유와 모임의 자유, 정부에 대한 청원의 자유 등 미국의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자유를 행사하는 자리였다고 조용히 답했다.

하지만 같은 질문이 다시 한 번 이어졌다.

시토프 기자는 많은 사람이 그 같은 자유 외에 '폭력적인 방향으로 반응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정신의 자유' 또한 미국적인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다시 질문했다.

이번에는 기브스 대변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브스 대변인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그것은 미국적인 것이 아니다.폭력은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미치광이의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있다.인생이 영원히 바뀐 사람들도 있다"며 "이런 행동은 미국 건국의 기반이 된 중요한 가치,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뭔가를 희망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이 논쟁을 지난 1959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 부통령과 니키타 흐루시초프 옛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자국 체제를 옹호하며 설전을 벌였던 '부엌논쟁'에 비유했다.

시토프 기자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인들이 이번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사람들이 우리를 가르치려 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이 같은 상황을 막으려면 어느 정도의 자유는 기꺼이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