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천개 이상의 단어를 기억하는 개가 등장해 화제를 낳고 있다.

올해 생후 6년 6개월인 `체이서'라는 이름의 이 암컷 보더콜리(양치기견의 일종)는 지금까지 장난감 이름 1천22개를 익혀 기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를 공동 진행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워포드 칼리지의 앨리스턴 리드 심리학과 교수는 체이서가 더 많은 이름들을 익힐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시간적인 제약에 따라 더이상 가르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체이서는 앞서 독일의 연구진들이 진행한 연구에서 단어 200개 가량을 익혀 지난 2004년 학술지 `사이언스'에 논문이 게재됐던 또 다른 개 `리코'를 지능적인 면에서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드와 연구를 공동 진행한 심리학자 존 필리는 체이서를 애완견으로 갓 들여온 상황에서 리코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접하고 개의 학습능력의 한계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됐다.

동물 조련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필리는 당시 생후 5개월이던 체이서를 상대로 본격적인 언어 교육을 시작했다.

우선 장난감 가게에서 각종 동물 인형과 공 등 장난감을 구입해 이름을 적어놓고 이후 3년간 매일 4~5시간씩 다른 조련사들과 함께 체이서에게 장난감들의 이름을 가르쳤다.

그 결과 체이서는 모든 장난감들의 이름을 외웠고 그 뿐만 아니라 장난감들을 종류별로, 이를테면 116개의 공들은 공류로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특정 장난감들을 갖고 일정한 명령에 따를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조련사가 지정하는 장난감에 발을 갖다 대거나 지정하는 프리스비를 갖고 오기도 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조련사들이 체이서를 훈련시키면서 개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리드는 "체이서는 장난감들을 갖고 노는 것과 우리가 장난감을 허공에 던지면 자신이 그것을 갖고 오도록 하는 사회적 상호작용 자체를 무척 좋아한다"며 "그것은 체이서에게 음식 한 조각보다 훨씬 더 큰 보상"이라고 설명했다.

체이서는 사물의 이름과 조련사들의 명령도 구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체이서가 1천개 이상의 단어들을 익히고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수용언어를 익히는데 필요한 일정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체이서가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들의 배열 체계를 이해하고 있는지 등에 관한 연구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발간되는 실험심리학지 행동과정(Behavioural Processes) 최신호에 실렸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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