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과 일자리,민생 그리고 개혁 · 개방.'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들의 신년사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정상들은 자국이 처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국민들의 에너지를 결집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부각시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올렸다. 그는 "우리 경제가 확실히 성장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강화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로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에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공화당은 이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이를 추진하려는 어느 당의 누구와도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대내적으로 민생을 보장하고,대외적으로는 전 세계가 공동번영하는 국제사회 건설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 성장 방식을 전환해 적극적인 재정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실시,경제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내수보다 수출에 과도하게 치중한 중국이 세계 경제 불균형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돼왔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발언이다.

후 주석은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쟁과 빈곤,질병,자연재해로 고통받는 나라의 국민에게 동정을 보내면서 이들이 곤경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헤이세이(平成 · 일본 연호)의 개국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이나 한국,호주와 자유무역협정(FTA) 교섭을 본격화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관계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관세를 전면 철폐하는 TPP로 일본 농업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무역 자유화와 농림어업의 존속이 상반된다는 선입견을 배제하고 올해 중반까지 산업 활성화를 양립시킬 정책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사회보장제도의 전체적인 그림과 소비세(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근본적인 개혁의 모습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고용과 경제 성장에 우선순위를 두겠지만 막대한 적자를 줄이기 위한 대폭적인 예산 절감으로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고통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은행 대출을 늘리고 기업가들의 성장을 도와 새로운 경제 역동성을 만들어내는 조치들도 검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을 맡는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성장을 더 확대할 수 있도록 세제 및 사법제도 등에 대한 개혁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122년 만의 첫 브라질 여성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는 1일 취임식을 갖고 "빈곤과 기아 퇴치,정치 개혁,교육과 과학기술 투자 확대를 통한 지속성장,여성 지위 향상 등에 주력하겠다"면서 새로운 브라질을 향한 비전을 제시했다.

워싱턴=김홍열/베이징=조주현/도쿄=차병석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