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출범 새 의회서 오바마-공화당 힘겨루기 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상원이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이사직 인준을 보류한 피터 다이아몬드(70)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를 내년초 출범하는 차기 의회에서 상원의 인준을 받도록 재지명키로 방침을 정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새 의회가 시작되면 다이아몬드 교수를 연준 이사로 재지명키로 했으며 다른 인물을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로 조세와 사회보장 분야의 권위자인 다이아몬드 교수는 올해 4월 연준 이사로 지명됐지만 상원내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인준이 미뤄져 왔으며 연말 `레임덕' 회기때 끝내 인준 투표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그의 이사 지명이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차기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기는 하지만 종전보다 의석수가 줄어들어 공화당의 반대를 극복하고 인준안을 통과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다이아몬드 교수같은 적임자가 연준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보고 재지명을 강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초 차기 의회 출범과 함께 오바마와 공화당 진영간에 연준 이사 지명 문제를 놓고 한판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다이아몬드 교수가 통화정책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데다, 매사추세츠를 지역연고로 한 이사가 이미 연준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2명의 이사를 선임하지 않는 연준 규정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그의 비준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상원의 금융위원장을 지내고 올해말로 의정생활을 마감하는 민주당의 크리스토퍼 도드 의원은 "과거 10년간 연준 이사로 지명된 사람들에게 엄격한 지역연고 규정을 적용했을 경우 벤 버냉키 현 연준 의장을 포함한 일부 인물들은 인준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유독 다이아몬드 교수에 대해서만 지역연고를 따지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투표권을 갖는 연준 이사는 모두 7명이지만 다이아몬드 교수의 인준 보류로 몇달째 1석이 공석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