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대표적인 해방신학자인 레오나르도 보프 신부가 가톨릭 위기론을 제기했다고 EFE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프 신부는 전날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가톨릭 교회와 도전'을 주제로 열린 회의에 참석, "가톨릭 교회는 사제들이 연루된 성추행 사건들과 교황청 및 사제의 권력 비대 등으로 인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프 신부는 "가톨릭 교회의 위기가 신자들을 갈수록 다른 숭배 대상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가톨릭 교회가 현재 직면한 위기는 종교개혁 때보다 더 심각하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사제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보프 신부는 이어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지도력에도 의문을 제기하면서 "교황은 신학의 위대한 스승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10억 가톨릭 신자들을 지도할 목자의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프 신부는 최근 수년간 사제들의 성추행 문제가 확산된 것과 관련해 지난 2005년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리스도 군단회(Legion of Christ)'를 이끌던 멕시코 출신의 마르시알 마시엘 신부가 수십년간 이 단체 신학생들을 성추행하고 자녀를 두었으며 공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았으나 2004년 말 그를 승진시켰다.

마시엘 신부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추기경이었던 시절 조사를 통해 이런 사실이 확인돼 2006년 교황청으로부터 속죄의 삶을 살 것을 명령받았고, 그로부터 2년 뒤 8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