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담비를 안은 여인'(그림)의 영국 전시를 둘러싸고 폴란드와 영국 문화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세기 후반 얇은 나무판 위에 그려진 이 그림을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영국 런던으로 옮길 경우 "작품이 부서질 가능성이 높다"며 폴란드 문화계가 대여 반대 운동을 벌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 "내년 초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열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특별대전에 다빈치의 걸작 중 하나인 '담비를 안은 여인'이 전시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담비를 안은 여인'은 다빈치가 자신의 후원자였던 밀라노 대공 루도비코 스포르차의 정부 체칠리아 갈레라니를 나무판 위에 그린 패널화다. 18세기에 폴란드 귀족 예르지 차르토리스키가 구입했다. 영국 내셔널갤러리가 폴란드 크라쿠프 차르토리스키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작품의 대여 전시를 추진,폴란드 문화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지만 폴란드 문화계의 반대로 영국 전시가 좌초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폴란드 예술역사가협회는 공개서한을 통해 "다빈치 작품은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인류 문화유산으로 해외로 보낼 경우 3억유로 상당의 보험에 들긴 하지만 작품이 파손되면 결코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물 보존 전문가인 그라지나 코르팔 박사도 "무진동 장비 등 첨단 장비로도 충격을 100%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폴란드에서 이처럼 '담비를 안은 여인'의 해외 반출이 난관에 직면하면서 내셔널갤러리에 대여키로 했던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소장 '잠자는 미녀'나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리타의 성모' 등 다른 다빈치의 작품들로까지 안전성 논란이 번지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