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 민주당의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이 꼬인 정국의 해법을 놓고 다시 대립하고 있다.

간 총리가 내년 초 정기국회에 대비해 야당이 요구하는 오자와 전 간사장의 국회 증언을 추진하자, 오자와 그룹은 참의원에서 야권 주도로 문책결의가 이뤄진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을 경질하고 당 의원총회를 열어 내각의 실정을 따지자고 맞서고 있다.

9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간 총리는 8일 오후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간사장과 만나 내년 1월 정기국회에 앞서 국회 정치윤리심의회에 오자와 전 간사장이 출석해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오카다 간사장은 조만간 당 집행부 회의를 열어 정치윤리심의회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의 출석을 의결하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간 총리와 오카다 간사장 등 반(反) 오자와 진영은 내년 정기국회를 무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야권이 요구하는 오자와 전 간사장의 국회 증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여론도 깨끗한 정치와 탈(脫) 오자와를 내세우고 집권한 간 총리가 검찰심사회에 의해 강제기소된 오자와 전 간사장의 정치자금 문제에 눈감고 있는데 비판적이다.

반 오자와 진영은 지금까지 당내 분란을 우려해 오자와의 국회 증언에 미온적이었지만 더 이상 야권과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간 총리와 오카다 간사장은 정치윤리심의회 출석은 국회의 정식 증인소환과 달리 발언에 대해 위증죄를 묻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적은 만큼 최선의 방안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오자와 진영은 이에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간 총리가 센카쿠(尖閣) 실정으로 지지율이 추락해 위기에 몰리자 오자와 전 간사장에게 정치윤리심의회 출석을 요구한뒤 응하지않을 경우 출당요구로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야권의 공세에 대응하고 지지율 하락으로 리더십이 떨어진 내각을 일신하기 위해서는 거당태세(당의 총단합)와 내각 물갈이가 필요함에도 간 총리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자와 그룹은 야권이 사임을 요구하는 간 총리의 오른팔인 센고쿠 관방장관부터 자르라고 요구하면서 당 의원총회를 열어 내각의 실정을 따지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8일 밤 지지자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신당개혁 대표 등을 만나 정국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우리는 협조하려하고 있는데 간 정권이 우리를 잘라 정권 부양을 하려하고 있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다.

지난 9월 당 대표 경선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민주당 정권이 공중분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