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애국적인 중국 해커 뒤엔 중국 정부가 있다?”

올해 초 중국 정부와 구글 간 심각한 갈등을 불러 일으켰던 구글에 대한 해킹은 중국 공산당 정치국 고위 인사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었다고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을 인용,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주중 미국 대사관이 발송한 이 전문에 따르면 공산당 서열 5위인 리창춘(李長春) 정치국 상무위원이 구글에서 자기 이름을 검색하자 자신에 대한 적지 않은 비난 글이 뜨는 것을 보고 구글에 적대적인 태도를 갖게 됐고 마침내 구글을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미 대사관 측은 “리 상무위원은 자신에 대한 비난글이 아무 여과 없이 뜨는 것을 보고 구글이 검열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리 상무위원은 이에 따라 당 서열 9위인 저우융캉 상무위원과 협력해 당시 검열을 받지 않았던 구글과 구글 중국어판과의 연계를 끊으라고 구글을 압박했다.구글의 G메일을 쓰던 반체제 인사들의 계정을 해킹하려던 시도 역시 이들의 감독 아래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미국 측은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 전문에 따르면 당시 미국 대사관과 접촉한 한 중국 고위 인사는 구글에 대한 공격은 “100% 정치적인 성격의 것” 이라며 “결코 중국 현지 검색엔진의 경쟁자로서 구글을 제거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이런 확신을 뒷받침했다.하지만 외교 전문은 후진타오 주석이나 원자바오 총리가 구글에 대한 공격에 이러한 정치적인 배경이 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한편 2008년에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된 상하이 해커들이 미 국무부,국방부 등 미 정부 기관 네트워크들을 표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가해 최소 50메가바이트(MB) 분량의 이메일 내용과 사용자 ID 및 암호 등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