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민간기업과 저가격 인공위성을 개발해 신흥국을 주 대상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최근 7년 만에 지구로 귀환한 일본의 소혹성탐사기 '하야부사(송골매)'의 성공 사례에서 증명된 우수한 우주항공 기술을 수출산업화한다는 전략이다. 중국도 위성 제조 및 위성이용 서비스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과 중국 간 위성산업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일, 2012년 독자 소형위성 개발 목표

일본 정부는 NEC 등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방재 목적 등으로 사용할 저가격 인공위성을 2012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 위성은 하야부사의 기본 구조와 자율제어 기능을 응용하고,첨단 기기와 전지를 써서 크기를 미국 대형 위성의 6분의 1로 줄일 계획이다. 가격은 50억엔(약 650억원) 안팎이다.

하야부사는 2003년 5월 지구에서 3억㎞ 떨어진 이토카와 소행성 탐사를 목적으로 발사된 우주선으로 그동안 통신 두절 등 갖은 어려움을 겪고도 7년 만인 지난 6월 지구로 성공적으로 귀환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일본 정부는 이 하야부사의 기술을 활용하면 위성과 지상수신시스템, 위성에서 보내온 데이터를 해석하는 시설을 포함한 인공위성시스템 구축 비용을 총 180억엔으로 묶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관련 비용 700억엔에 비해 70% 정도 싸다.

이 인공위성이 개발되면 우선 일본에서 먼저 발사한 뒤 이집트 브라질 등 신흥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신흥국에선 방재와 지하자원 탐사 등을 위한 인공위성 시스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집트는 최근 일본에 총액 50억엔의 인공위성 시스템 발주 의사를 타진해왔다. 브라질로부터는 인공위성 시스템 공동 개발,페루에서는 관련 정보와 기술 교환을 의뢰받은 상태다.

일본 정부와 업계는 5년 뒤부터 아시아 중동 남미 국가에 연간 5~10기 정도의 소형 인공위성을 수출한다는 목표 아래 민관 협조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8월 우주개발전략본부,문부과학성,경제산업성,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으로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인공위성 제조부터 발사 유지관리까지 일괄 수주하기 위해 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미쓰비시전기와 NEC 등이 개발 중인 통신 · 방송 · 지구관측용 소형 위성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위성방송 중계기지 등 통신 · 방송 분야, 산림보호 감시와 지하자원 탐사 등의 지구관측용 위성 제조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추격 나선 중국, 독자 GPS 구축부터

중국도 상업용 위성산업을 주요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중국공간기술연구원은 지난 16일 중국창청공업총공사에 8개의 통신위성을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창청공업총공사는 내년에 3개의 통신위성을 쏘아올릴 예정이다. 특히 중국은 GPS(글로벌 위성이용 위치측정시스템)를 미국 위성에 의존해오던 것을 끝내기 위한 북두위성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이를 위해 이미 6개의 위성을 쏘아올렸고 2012년까지 아시아 · 태평양,2020년까지 전 세계를 커버하는 독자적인 GPS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세계 위성 제조업 규모는 135억달러로 전년보다 28.6% 성장했다. 이 가운데 미국이 77억달러로 아직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일본 중국 러시아 캐나다 등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위성방송 등 위성 응용 서비스 등을 포함한 전 세계 위성산업 규모는 지난해 1609억달러에 달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오광진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