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학한림원 조사보고서 지적

미국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는 영국 에너지기업 BP가 원유시추선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규정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미국 공학한림원(NAE)은 최근 작성한 내부보고서에서 BP의 `위험대비 미숙'과 `운영규정 부족' 등이 시추선 폭발과 원유 유출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해군 장관을 역임했던 도널드 윈터 미시간대 교수를 비롯해 모두 15명으로 구성된 NAE의 조사패널이 작성한 보고서는 조사가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BP를 포함한 관련 업체들에 책임이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BP 등이 내린 여러 결정이 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으로, 지금까지 사고원인과 관련해 기술적인 문제를 지적한 보고서는 많았으나 NAE는 비(非)기술적인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운영규정 부족'과 `전문가 부족과 명확한 책임부여 미비' 등을 사고원인으로 거론하면서도 개별 업체나 근로자들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또 BP가 비용절감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생략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BP가 내린 결정들이 다른 선택에 비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었으며, 안전을 담보하는 절차도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석유업계 전반의 직업훈련 기준도 미흡하다고 지적했으며, 정부 규제도 심해 시추의 기술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사고업체인 BP는 "더 이상의 사고를 막기 위한 NAE와 국립학술연구회의(NRCC) 등의 노력에 공감한다"면서 "따라서 이들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켄 살라자르 내무장관은 지난 5월 "이번 사고를 둘러싼 여러 이슈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독립적, 과학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NAE에 조사를 요청한 바 있으며, 최종 보고서는 내년 6월에 나올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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