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과 유럽연합(EU) 기구, 아테네 소재 외국 대사관 등 모두 14곳을 겨낭한 그리스 `소포 폭발물' 테러 기도는 최소 3명에 의해 자행됐다고 그리스 경찰이 3일(현지시각)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베를린 독일 총리실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수신인으로 배달된 소포 폭발물은 하루 전 아테네 기차역 인근 택배회사에서 한 청년에 의해 발송됐다고 밝혔다.

`그리스 경제부'를 발신인으로 한 이 소포 폭발물은 내용을 수상히 여긴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문가들에 의해 폭발 장치가 제거됐다.

또 전날 저녁 이탈리아 볼로냐 공항에 착륙한 화물기에서 발견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를 수신인으로 한 소포 폭발물도 지난 1일 아테네 페리소스구에 있는 다른 택배회사에서 한 청년에 의해 부쳐졌다고 그리스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들 소포 폭발물을 발송한 청년이 같은 사람인지 언급하지 않았다.

발송된 두 장소는 수 ㎞ 떨어져 있다.

앞서 그리스 경찰은 지난 1일 아테네 소재 주멕시코 대사관에서 처음으로 소포 폭발물이 터진 직후 현장 인근에서 각각 22세, 24세인 청년 용의자 2명을 검거했다.

전날 테러 기도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검거 당시 권총과 총알을 소지하고 있었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아테네에 있는 주벨기에 대사관을 수신인으로 하는 소포 폭발물 2개가 담긴 배낭을 갖고 있었다.

이 중 1명은 2008년 출현해 관공서 등을 대상으로 방화 테러를 감행한 도시 게릴라 성격의 급진 좌파 조직 `불씨의 음모(Conspiracy of the Cells of Fire)' 일원으로 수배 중이던 인물이다.

그리스 경찰은 검거된 용의자들 이외 이 조직의 일원으로 추정되는 20대 청년 5명의 사진을 전날 공개했다.

최근 이 조직은 지난 7월 아테네 국회의사당 밖 쓰레기통에 폭탄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