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LG SK 등 한국을 대표하는 4대 그룹의 성장 비결은 결국 사람에 있었다. "

지난 28일 열린 '인재경영 케이스 스터디' 세션에 참석한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전무,윤여순 LG인화원 전무,윤봉락 현대인재개발원 전무,김홍묵 SK아카데미 상무는 4대 그룹의 성공 요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이들은 각각 강연자로 나서 지난 50년간 각 그룹이 지켜온 성장과 인재 양성 철학을 소개했다. 이봉구 한국경제신문 수석논설위원이 사회를 맡았다.


첫 번째 연사로 등장한 신 전무는 "삼성이 200조원(작년 기준)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전 세계에서 29만명의 직원을 고용할 만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삼성만의 기업철학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그 중에서도 첫 손에 꼽는 가치가 바로 '인재 제일'"이라고 밝혔다.

신 전무는 삼성의 '인재 제일'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외지역 전문가 양성 제도'를 꼽았다. 사원 · 대리급을 선발해 1년간 무료 연수를 보내는 이 제도를 통해 지난 20년간 4000여명의 인재가 배출됐다.

LG그룹의 '첫 번째 여성 전무'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윤여순 전무는 LG의 기업 문화를 '인화'란 키워드로 요약했다. 그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말처럼 인화는 단순한 온정주의가 아니다"며 "합리적으로 원칙을 세운 뒤 그 원칙에 충실히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무는 "구씨 가문과 허씨 가문이 아무 불협화음 없이 계열 분리에 성공한 것도 이 같은 인화가 바탕이 됐다"고 덧붙였다.

윤봉락 전무는 현대만의 진취적 기개와 불굴의 개척정신을 성공 요인으로 제시했다. 그는 "고 정주영 선대회장이 즐겨했던 말 중에 '해봤어'가 있다"며 "비록 표현은 투박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부딪쳐가며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는 현대만의 기업정신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김 상무는 "SK는 일반적으로 대한석유공사와 한국이동통신 등 민영화된 회사의 인수 · 합병을 통해 성장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인수 · 합병이 성공할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인재를 중시하는 SK만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없었다면 지금의 위상을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비유학 제도가 없던 1974년부터 SK는 장학생을 선발해 해외 대학에 보냈다"며 "1973년부터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퀴즈를 후원하는 등 인재 육성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설명했다.

이호기/민지혜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