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기름유출 사태와 관련해 영국 석유회사 BP가 내놓은 200억 달러의 피해 보상 기금이 집행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보상금 지급 결정이 차일 피일 미뤄지는 경우가 많고 일부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또 집행기관 입장에서는 보상 신청자들의 서류 미비와 사기성 짙은 신청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앨라배마주 오렌지 비치에 거주하는 티머시 파리스는 지난 17일 할아버지때 부터 운영해 왔던 피자집의 문을 닫았다.

기름유출 사고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에 25만8천달러의 긴급 피해보상기금을 신청했지만 지급 결정이 보류돼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그의 가게에서 1마일 떨어진 곳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타키 잭스는 신청한지 3주 만에 신청금액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1만3천800달러의 수표를 받을 수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멕시코만에 연해 있는 관광.어업도시들이 BP의 피해보상기금 지급과 관련해 혼동과 좌절에 빠져 있다면서, 신청액 전액을 보상받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신청액의 일부만 보상받은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보상기금 웹사이트에 따르면 18일 현재 접수된 보상 신청 건수는 20만9천723건이며, 이 가운데 7만3천346건에 대해 지급 결정이 내려졌고 7만2천여건에 대해선 추가 자료 요청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지금까지 지출된 기금액은 14억9천만 달러.
미 법무부는 피해보상 기금 집행이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기금 관리 담당자들에게 빠른 처리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피해보상기금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케네스 파인버그 변호사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보상을 하려고 하지만, 문제가 간단치 않다"며 신청서류 미비뿐 아니라, 중복 신청, 다른 사람의 이름을 이용한 신분증 도용 등 가려야할 일들이 너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파인버그 변호사 사무실에 따르면 지난해 1만8천달러의 소득을 신고했던 한 식당 종업원은 590만 달러의 피해보상을 신청했는가 하면, 한 새우 가공회사는 먼 훗날 공장을 증축하기로 했던 비용까지 포함해 1천500만 달러의 피해보상을 신청하는 등 터무니 없는 피해 보상 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BP의 피해보상기금 200억 달러는 지난 6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BP 경영진간의 백악관 회동에서 결정된 것으로 파인버그 변호사는 9.11 테러 피해 보상 기금도 관리한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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