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북부 불모의 땅에서 펼쳐지는 `인간 드라마'가 분열된 세계를 잠시나마 하나로 만들고 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13일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파묻혔던 광부들의 구조 소식이 세계인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세계 언론은 "인간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드라마"를 잇달아 머리기사로 보도하고 소셜미디어에는 구조의 감동과 기쁨을 나누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서방언론은 물론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알-자지라 방송, 중국, 터키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수천명의 기자들이 구조 현장에서 소식을 전했고, 검색 엔진 구글과 야후에서는 이날 아침 오랫동안 `칠레 광산 구조'가 1위 검색어로 올랐다.

이번 `인간 드라마'는 남미에서 갈등을 빚던 좌우익 국가들 사이에도 `훈풍'을 불어넣었다.

우익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좌익정부를 구성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광산에서 볼리비아 광부가 구조될 때 서로 손을 잡았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는 칠레와 함께 한다"고 애정을 표시했다.

광부 구조 소식은 멀리 유럽 대륙의 주요 언론 웹페이지도 도배했다.

독일의 슈피겔은 `사막에서 기적'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이 소식을 전했고, 스페인 일간 엘문도는 `생환을 환영한다'고 기사의 큰 제목을 뽑았다.

지구의 다른 쪽인 호주의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광부들이 마침내 세상으로 나오자 환호'라는 큰 제목으로 보도했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영문뉴스도 구조된 광부의 숫자를 실시간 업데이트했다.

유명 인사들은 소셜미디어로 기쁨을 나눴다.

캐나다 출신의 가수 저스틴 비버는 트위터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썼고 배우 마이클 케인은 "칠레 광부 구조 장면은 TV에서 본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CSM은 스포츠 게임도 세계를 열광시키지만 항상 `루저'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그러나 칠레 광산에서 계속되는 구조작업은 세계인을 기쁨과 환희로 열광시키면서 인간을 구하는 일에는 `루저'가 없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논평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