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산 붕괴사고로 매몰된 광부 33명이 12일 오후 8시(한국시간 13일 오전 8시) 세상 밖으로 나온다. 지난 8월5일 칠레 북부 코피아포 인근 산 호세 광산이 붕괴되면서 지하 700m 갱도에 갇힌 지 69일 만이다. 작업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구조 예정 시간이 당초 시간보다 4시간 앞당겨졌다.

12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매몰 광부들의 구출을 앞두고 현장 구조대와 의료진은 막바지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조대는 지난 11일 갱도 입구 56m 아래까지 갱도를 강화하는 금속관을 설치하는 작업을 마쳤으며,구조 캡슐을 지하 610m까지 내리는 데 성공했다. 또 구조 도중 갱도가 무너지거나 막히지 않도록 지지하는 금속 튜브를 갱도 지하 약 100m 깊이까지 밀어넣는 작업을 마쳤다. 갱도 끝까지 지지용 금속관을 주입해야 한다는 일부 광부 가족들의 의견도 있었지만,붕괴 가능성이 낮다는 구조대의 판단에 따라 지상에 가까운 100m까지만 설치키로 했다.

라우렌세 골본 칠레 광업부 장관은 "구조 캡슐 피닉스의 사전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작업 시간이 더 앞당겨지면 예정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조 캡슐이 구조 갱도 안에서 어떤 흔들림도 없이 완벽하게 이동했다"고 말했다.

구조일이 다가오면서 광산 입구 '희망 캠프'에는 평소보다 많은 가족과 친지들이 도착,광부들을 맞을 채비를 했다. 코피아포 시내에는 숫자 33과 "영웅들을 환영합니다"는 문구 등이 적힌 깃발들이 마련됐고,광부들의 가족과 이웃들은 성대한 환영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 미용사들은 광부의 아내 등 가족들에게 무료 미용 서비스를 제공했다.

구조 순서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칠레 일간지 엘메르쿠리오는 고혈압과 당뇨병 증세가 있는 광부 등이 먼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산호세 광산을 찾아 광부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