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알루미늄공장 국유화 절차…최고경영자 체포
다뉴브 강 pH 농도 이전 수준 회복

독성 슬러지가 유출된 헝가리 알루미늄 공장의 저수조 댐이 무너질 위험에 처한 가운데 2차 슬러지 유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벽이 13일(현지시각)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헝가리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한 피해 배상을 위해 이 공장을 운영한 회사와 자산을 정부 통제 아래 두는 수순에 나섰다.

◇ 방벽 공사 서둘러 = 현지 뉴스통신 MTI는 11일 재난방재청 당국자를 인용, 방벽 공사가 다소 지연돼 12일 아침 90% 마무리되고 다음날 완성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헝가리 정부는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평균 높이 2.75m, 길이 620m 규모로 쌓는 이 방벽의 우선적 목표는 "잠재적인 슬러지 범람에 대비해 마을의 모든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브손 티보르 재난방재청 대변인은 MTI에 기술자들이 지난주 한쪽 모서리가 터진 사고 저수조(저수조 10)와 인접한 저수조 사이의 압력을 같게 하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수조 10'에 남은 두터운 슬러지는 댐이 무너질 경우 몇 백m 정도 흐르겠지만 인접한 저수조에 담긴 슬러지의 물 함유량은 매우 높다면서 두 저수조가 공유하는 댐이 훼손되지 않았지만 물을 퍼내 두 저수조 사이의 압력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울러 유출되기 이전에 인접한 저수조의 물의 높은 알칼리성을 낮추는 정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저수조 붕괴가 시간문제일 뿐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 가운데 방벽이 2차 슬러지 유출이 가져올 피해를 최소화할 것으로 헝가리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슬러지의 알칼리성을 낮추는 석고 반죽과 빙초산을 확보해두는 등 주민들과 하천들을 보호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선 저수조가 무너질 경우 유출될 슬러지 규모가 얼마나 될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주변 하천과 다뉴브 강이 입을 피해를 예측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약 50만㎥의 슬러지가 추가 유출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실제 유출될 규모는 남은 슬러지가 어느 정도 끈적끈적한 상태이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주 유출된 슬러지는 60만~70만㎥ 규모라는 게 헝가리 정부의 공식 발표다.

◇ 정부, 알루미늄공장 국유화 착수 = 헝가리 정부는 향후 피해 배상을 확실히 하기 위해 문제의 알루미늄공장을 소유한 `헝가리알루미늄(MAL)'을 사실상 국유화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헝가리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헝가리 사상 최대의 생태계 재앙은 사람의 부주의에서 비롯됐다"며 이번 사고를 인재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해를 본 사람들은 보상받아야 하고 책임질 사람들은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슬러지 유출에 책임 있는 회사를 정부 통제 아래 두고, 회사의 자산은 동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헝가리알루미늄의 최고경영자(CEO)가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헝가리 의회는 이날 오후 `헝가리알루미늄(MAL)'의 경영권 인수와 자산 동결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 제출 법안을 승인했다.

이와 관련, 일레스 졸탄 환경차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 회사에 최대 200억포린트(7천300만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레스 차관은 "슬러지가 강물에 끼친 피해만 대략 102억포린트가 될 것이며 여기에 80억~120억포린트의 환경 피해 비용이 더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회사 측이 저수조에 허용치 이상의 슬러지를 저장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만일 그렇다면 이는 형사상 범죄"라며 회사 측과 경영진이 이번 재앙에 대한 금전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슬러지가 덮친 마을 인근에서 1명이 숨진 채 발견돼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8명으로 늘어났다.

◇ 다뉴브 강 수질, 사고 이전 수준 회복 = 한편 지난주 슬러지가 대량 유입된 헝가리 하천들의 수질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헝가리 수질관리 당국이 밝혔다.

수질관리 당국은 11일(현지시각) 현재 pH 농도 측정 결과 마르칼 강이 8.18로 나타났고, 라바 강과 모소니-다뉴브, 그리고 다뉴브 강 본류는 사고 이전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마르칼 강 4개 지점에서 슬러지의 알칼리성을 낮추고자 집어넣은 석고 반죽이 더 잘 용해될 수 있도록 강물에 산소를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의 산도를 나타내는 PH는 1~6일 경우 산성, 7은 중성, 8~14는 알칼리성을 뜻하며 6.5~8.5 범위는 정상치로 여겨진다.

지난 5일 알루미늄공장에서 60만~70만㎥의 슬러지가 유출돼 인근 개천을 따라 마르칼, 라바, 모소니-다뉴브 등을 거쳐 다뉴브 강에 유입됐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