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이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리먼 브러더스 파산 신청 2년째를 맞는다. 리먼 파산과 함께 급격히 추락했던 세계경제는 이제 간신히 수렁에서 빠져나오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는 등 외형상 위기에서 탈출한 인상이 완연하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 금융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각국이 은행 등 금융권에 막대한 재정 자금을 쏟아부어 일단 위기상황을 벗어나긴 했지만 그것은 민간 부실이 정부부문으로 이전된 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든 세계경제에 더블딥이 도래할 수 있고, 불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대단히 크다는 게 비관론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미국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우려를 증폭시킨다. 최근 발표된 2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1.6%(잠정치)에 그쳐 속보치 2.4%에 크게 미달했다. 리먼 사태의 근본 원인이었던 부동산시장도 다시 침체 국면으로 빠지는 조짐이 뚜렷하다. 유럽 일본 등 다른 주요국들 역시 경제 상황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경제위기가 재래(再來)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강조한다. 설령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라 해도 국제적 정책공조를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고, 추가부양책도 얼마든지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 · 일 정부는 최근 상당 규모의 추가부양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더블딥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기는 어렵다. 주요국 정부들이 이미 대규모 부양책을 실시한 탓에 추가 부양책을 펼 만한 재정적 여유가 거의 없는 까닭이다. 특히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들은 추가부양책은커녕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으로 돌아서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 또한 결코 마음을 놓고 있을 형편이 못된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세계경제가 악화되면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만일의 경우에도 충격을 완화하고, 경제회복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갖추는 등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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