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끝) 민간 소비

경기침체로 소비패턴 변화
신용카드(credit card)로 소비를 즐겨왔던 미국인들이 이제는 현금 · 직불카드(debit card)를 쓰길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은 데다 경기 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신용카드 사용을 꺼리는 탓이다.

8일 경제 뉴스 채널인 CNBC는 자벨린스트래티지앤드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직불카드 사용이 신용카드를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또 조사 결과 지난해 특정한 달에 신용카드 사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6%가 사용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이뤄진 같은 조사 결과(87%)보다 크게 낮아진 비율이다.

자벨린스트래티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특정 달의 카드 사용을 물으면 45%만이 신용카드를 썼다고 응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 다이크 자벨린스트래티지 사장은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자들이 신용 구매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대들이 다른 연령층보다 직불카드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불카드를 쓰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내에서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씀씀이를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또 저소득층일수록 직불카드 사용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소비 행태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카드회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객들이 신용카드를 덜 사용하면 아무리 이자율을 높이고 새로운 수수료를 적용해도 예전과 같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영업 환경 변화에 대응해 일부 카드사들은 카드 소비를 장려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카드를 내놓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최근 씨티카드 보유자들에게 과잉소비를 예방할 수 있도록 구매 즉시 카드 사용 내용을 통보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6개 대형 카드사들의 대출 규모는 최고조를 기록했던 2008년 2분기 대비 20% 감소한 5440억달러로 집계됐다. 금융위기가 터진 뒤 카드사들이 신용이 낮은 소비자에 대한 신용 공여를 중단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신용 구매가 감소한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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