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SS "브라질, 제국주의적 충동 느끼지 말아야"

중남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미국은 약화되는 반면 브라질의 영향력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브라질 언론이 8일 보도했다.

브라질 언론은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전날 발표한 연례 전략보고서를 인용, 브라질이 주도하는 중남미가 국제무대에서 갈수록 비중을 높이고 있고 동맹관계를 새롭게 규정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고 언급하면서 미국의 중남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IISS는 기후변화와 같은 주요 문제에서 브라질, 멕시코, 볼리비아 등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으며, 남미국가연합과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등 지역 국제기구의 등장도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들었다.

남미국가연합은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루어진 정치기구이며, 중남미 지역 좌파블록인 ALBA에는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 니카라과,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와 카리브해 지역 소국 등 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배제한 중남미 국가들만의 국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은 현재 중남미-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창설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IISS는 특히 미국의 영향력 약화와 함께 중남미 지역이 중국, 러시아, 이란 등과 새로운 동맹관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란이 베네수엘라에 이어 브라질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사실이 미국-브라질 간에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온두라스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와 콜롬비아 내 7개 미군기지 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 체결이 미국과 중남미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IISS는 이어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해 중남미 국가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중남미 지역에 대한 브라질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브라질이 룰라 대통령의 후임자를 결정하는 10월 대선과 2014년 월드컵 축구대회 및 2016년 리우 데 자네이루 하계올림픽 개최로 전 세계의 이목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브라질은 과거 미국이 범한 것과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브라질이 세계가 갈수록 복잡화.다극화되고 있는 사실을 무시하고 중남미 지역에 대해 미국이 가졌던 것과 같은 제국주의적 충동을 느낄 경우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