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에 전투병력을 다시 파견해야만 하는 상황을 예상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철군이 영구적 조치가 돼야 한다고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31일 밝혔다.

기브스 대변인은 이날 저녁 8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이라크전 종전에 관한 대국민연설을 하기 앞서 각 주요 방송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대국민 연설의 요지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군 지휘관들로부터의 보고를 통해 이라크에 전투병력을 재차 파견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오바마가 상원의원 시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병력 증파를 지시한 것에 반대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그릇된 판단이었는지에 관한 질문에 기브스 대변인은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3만명의 병력을 증강한 것이 치안상황을 개선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요소는 이라크의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족 사이에 정치적 화해를 이뤄내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연설이 이라크에서 미군의 전투작전 종료를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이라크의 역사는 이라크인에 의해 쓰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에서 "임무 완수"를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에서 미군 전투병력의 작전이 끝났다고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임 부시 대통령이 2003년 3월 미군의 이라크 침공 두달만인 5월1일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함상에서 `임무가 완수됐다(Mission Accomplished)'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이라크에서 주요 전투가 종료됐다"고 선언했으나 이후 이라크내 유혈 폭력사태가 더욱 심화되면서 부시의 이라크 전투 종료 선언이 성급한 조치였다는 비난을 불러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 앞서 부시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것이라고 기브스 대변인은 전했으나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갈지에 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