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깬 피니 의장 'FLI' 창당
여당 개혁법 등 '반대파' 키워
이탈리아의 조기 총선 가능성이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결별을 선언한 잔프랑코 피니 하원의장이 여당의 개혁법안에 대해 완전한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23일 이같이 전망했다.

개혁법안 통과를 위해선 원내 과반 의석이 필요한데 피니 의장이 이끄는 '이탈리아를 위한 미래와 자유당(FLI)'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한 만큼 여당이 조기 총선을 통해서라도 원내 안정 의석 확보를 시도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오는 9월6일 하원의 최종 표결에 부쳐질 이번 개혁법안은 재판 기한을 최장 6년반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부패 혐의 재판 3건도 기한을 넘겨 무효가 된다.

FT에 따르면 최근 FLI는 개혁법안을 자체 표결에 부친 결과 95%가 찬성했다. 그러나 최종 동의에는 법률적 근거에 대한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꼬리표를 달았다.

한때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정치적 동지였던 피니 의장이 현 정권의 신임과 집권 연장을 결정할 수 있는 법안 통과에 최대 걸림돌로 떠오른 것이다.

2009년 베를루스코니와 현 집권연정의 한 축인 자유국민당(PDL)을 창당할 만큼 끈끈한 동맹 관계를 유지했던 피니 의장은 지난달 우파 집권연정에서 의원 33명을 이끌고 나와 FLI를 창당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집권 후 연정의 또 다른 파트너인 극우정당 북부연맹만을 우대한 데다 총리 측근 관료들의 부패 스캔들이 잇따르자 결별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 집권연정은 다수당 지위를 상실했다.

FT는 잇따른 성추문과 부패 혐의 등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난국 돌파를 위해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최근 "개혁안에 반대하는 어느 누구의 도전도 허용치 않을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미 일부 지역 정치조직 등과 조기 총선 전략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며,조기 총선과는 별도로 연정 구성 등을 위해 여러 소수 정당들과도 접촉하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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