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 BHP빌리턴의 캐나다 비료업체 포타쉬 인수 · 합병(M&A)전에서 '중국' 변수가 관심을 끈다. 포타쉬가 지분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 비료업체 시노페르트 등 중국 기업들이 '백기사'나 '백지주'로 등장할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BHP빌리턴의 386억달러 적대적 M&A의 표적이 된 포타쉬는 관련 업종 글로벌 기업들과 연합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포타쉬는 석유화학과 농업 부문의 다국적기업,중국의 국부펀드와 국영은행들을 끌어들여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 이들이 BHP빌리턴보다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토록 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기업에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빌 도일 포타쉬 최고경영자(CEO)는 BHP빌리턴의 주당 130달러 인수 제안을 거절한 후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며 "M&A 자체에 반대하진 않지만 헐값으로 팔지는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리우스 클로퍼스 BHP빌리턴 CEO는 "제시한 가격이 최선"이라며 포타쉬 주주들과 직접 접촉에 나섰다.

애널리스트들은 브라질의 발레나 호주의 리오틴토 등이 BHP빌리턴에 맞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이 440억달러에 달하는 포타쉬를 인수할 만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중국 국영 석유화학 회사인 시노켐과 시노켐의 자회사인 시노페르트,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등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해외 기업 M&A와 지분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시노펙은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지난해 호주 농화학 기업인 누팜을 25억달러에 인수하려 했다. 특히 포타쉬는 시노페르트와 밀접한 사이다. 포타쉬는 중국의 최대 비료 수입 및 유통업체인 시노페르트의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사회에 2명의 이사를 파견했다. 중국 기업들이 포타쉬 지분 인수에 나설 경우 CIC나 중국 국영 은행들이 자금을 지원할 수도 있다.

금융정보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BHP빌리턴의 포타쉬 M&A 시도를 비롯해 이번 주에만 약 850억달러의 M&A 건이 발표됐다. 이는 주간 단위로 볼 때 엑슨모빌이 XTO에너지를 400억달러에 인수한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최대 규모다. 19일엔 세계 최대 반도체 칩 제조사인 인텔이 세계 2위 보안 소프트웨어(SW) 회사인 맥아피를 76억8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미국의 퍼스트나이아가라파이낸셜그룹은 뉴얼라이언스뱅크셰어스를 15억달러에 샀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 백기사·백지주

적대적 M&A에서 매수 대상 기업의 경영진에 우호적인 제3의 투자자를 뜻한다. 적대 세력에 맞서 기업을 인수하면 '백기사', 신규 발행 주식을 인수해 공격자의 지분을 줄이는 방식으로 도울 때는 '백지주'(白地主)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