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정리방안 논의, 도하개발라운드 타결 추진 등 한국이 新경제질서 주도
수출 촉진정책 자제…2013년까지 3년 추가 연장
[G20 캐나다 정상회의] 은행 자본규제·IMF개혁…토론토 이슈 80% 서울서 매듭

캐나다 토론토에서 26~27일(현지시간)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선 재정건전성 강화 외에 눈길을 끌 만한 합의사항이 거의 없었다. 은행의 자본 및 유동성 규제방안,시스템상 중요한 금융회사에 대한 대응 및 정리방안,국제통화기금(IMF) 개혁방안,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방안 등 핵심 의제들은 11월 서울 정상회의에서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외에 도하개발아젠다(DDA)의 향후 추진방안,저소득 국가 및 중소기업 지원방안,반부패 정책권고안 등도 서울 정상회의에서 매듭짓기로 했다.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토론토 회의에서 점검한 이슈의 80% 정도가 서울에서 결론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규제 개혁

G20은 은행이 취약했기 때문에 개별 금융회사 위기가 전체 시스템 위기로 번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은행이 취약하다는 것은 자본이 부족하고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G20은 2008년 말 국제금융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에 자본적정성 및 유동성에 대한 새 기준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FSB와 BCBS는 그간 마련한 새 기준을 이번 토론토 정상회의에 보고했으며 11월 서울 정상회의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자본적정성 기준은 핵심 기본자본(Core Tier 1)이 될 전망이다. 보통주 자본금과 이익잉여금만으로 자본력을 따지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이것 외에도 우선주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부채 성격이 있는 것까지도 자본으로 간주되고 있다. 핵심 기본자본을 위험자산으로 나눈 비율,이른바 바젤3의 자본비율은 4%이 이상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동성 기준은 위기가 닥치더라도 30일을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제시될 전망이다.

G20은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회사(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 · SIFI)에 대한 대응 및 정리 방안도 서울 정상회의 때까지 개발할 것을 FSB에 지시했다. SIFI가 문제를 발생시킬 경우 시스템 위험이 훨씬 더 커지는 만큼 일반 금융회사에 비해 높은 수준의 규제가 마련될 전망이다. 은행의 정리는 도덕적해이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건전성 규제,감독 요건 강화,금융시장 인프라 강화 등의 정책권고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제기구 개혁

G20은 공동성명서에서 "서울 정상회의까지 IMF 쿼터 개혁을 완료하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 작업의 가속화와 지배구조 개혁도 병행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IMF 개혁은 쿼터(지분율) 재조정이 핵심이다. IMF의 쿼터는 곧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발언권이다. 현재 IMF 쿼터는 미국이 17.071%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일본(6.118%) 독일(5.978%) 프랑스(4.935%) 영국(4.935%) 등의 순이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3위인 중국은 3.718%로 6위에 그치고 있다. 한국도 1.345%로 19위에 불과하다. 한국보다 GDP가 적은 벨기에(2.116%)나 네덜란드(2.372%)보다 쿼터가 낮다.

서울 정상회의에선 선진국 쿼터 중 5% 이상이 신흥개도국에 이전될 전망이다. 문제는 어떤 국가의 쿼터를 줄이고 어떤 국가의 쿼터를 늘리느냐는 것.정부 관계자는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고 털어놨다. 특히 특별결의를 위해선 85%의 찬성이 필요한데 미국이 17%의 지분율을 15% 아래로 낮춰 단독 반대권을 포기할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G20 캐나다 정상회의] 은행 자본규제·IMF개혁…토론토 이슈 80% 서울서 매듭

세계은행(WB)은 4월 회의에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지분을 종전보다 3.13%포인트 증가한 47.19%로 확대키로 했다. 이 밖에 IMF나 WB의 이사회 규모와 구성 개선,이사회 효과성 제고,총재와 고위직 선임 방식 개선 등도 개혁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토론토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 이슈는 급격한 자본 유출입으로 인해 심한 어려움을 겪은 많은 개도국들에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서울 회의에서는 큰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금융안전망을 한국에서 다루는 것은 아주 잘된 일로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지원에 나섰다. G20 정상들은 서울 정상회의 때 정책대안들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공동성명서에 명시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론 △다자 간 통화스와프 체제 마련 △IMF의 긴급유동성지원 프로그램 개혁 △IMF의 프로그램과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등 역내 안전망의 연계 방안 등이 다각도로 강구되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다층적 구조로 설계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타 의제

G20 정상들은 보호주의 저지를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수출 촉진 조치의 시행을 자제토록 한 기존 공약을 2013년 말까지 추가 3년 연장키로 했다. 고용 및 성장 측면에서 무역자유화의 혜택을 서울 정상회의에 보고할 것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국제노동기구(ILO) WTO 등에 요청했다. 이와 더불어 서울 정상회의 때까지 도하개발 라운드의 수준 높은 타결을 위한 진전사항을 보고토록 했으며 서울에서 향후 추진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G20은 개발도상국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 자금지원 경진대회를 발족시켰으며 여기에서 나온 제안들을 서울 정상회의 때 발표토록 했다. 또 빈곤층의 금융 접근 확대를 위한 실행계획도 서울에서 발표키로 했고 부패방지를 위한 포괄적 권고안을 마련해 서울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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