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캐나다가 각국 경제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는 다른 나라들이 큰 충격을 입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켜갈 수 있었다. 지난 1분기 성장률도 연율로 6.1%에 달한다. 주택시장은 최근 다시 열기가 살아나고 경기 후퇴기 때 실직한 40만명 가운데 4분의 3이 일자리를 찾았다.

주요국 지도자들도 "캐나다를 배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캐나다의 은행시스템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고,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재정적자 감축에 캐나다 사례를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은행들이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많은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이 1980년대 중반 이후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었을 때도 캐나다는 따라하지 않았다. 그 결과 캐나다 은행들은 미국이나 유럽 은행에 비해 부채비율이 낮다. 또한 캐나다 은행들은 모기지 시장 붕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없었다. 은행들은 모기지를 패키지로 묶어 다시 시장에 내다 팔거나 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빚을 갚도록 철저히 관리할 수 있었다. 캐나다는 은행시스템이 집중돼 있어 5개 주요 은행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데 규제당국은 개별 은행의 임원들까지 잘 알고 지낸다.

1990년대 재정적자 위기를 극복한 경험도 한몫 했다. 그때 재무장관이었던 폴 마틴 전 총리는 정부지출을 과감히 삭감했다. 이후 캐나다달러의 약세와 미 경제 붐은 캐나다의 재정 회복에 도움이 됐고 12년 연속 흑자재정을 누릴 수 있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