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부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 등을 담은 코뮈니케를 채택하고 폐막됐다. 특히 개최국인 우리나라의 리더십 발휘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가능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

G20 경제 수장들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국가별 지역별로 회복속도가 다르지만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따라 재정적자가 심각한 국가는 재정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국가들은 내수를 확대해야 세계경제의 균형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뮈니케는 또 확장적 통화정책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도 시사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한국이 제창한 이른바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핵심 내용인 글로벌 금융안전망 논의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등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급격한 외화유출입이 금융시장에 초래하는 부작용을 지적하면서, 금융안전망 구축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반응을 얻어냈다고 한다. 선진국으로까지 지지기반을 넓힌 셈이다. 이에따라 양자간 통화스와프,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같은 역내 안전망, 글로벌 차원의 안전망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코뮈니케가 금융안전망의 정책 대안을 모색한다는 합의까지 담은 것도 그런 노력의 산물이라고 한다.

물론 이번 회의가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은행세 도입은 회원국간 이해가 엇갈리면서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했다. 금융시스템 위험 축소, 각국 여건과 정책적 선택에 대한 고려 등 5가지 요인을 감안해 원칙을 만들자는 데는 합의했지만 금융권에 재정을 투입하지 않은 캐나다 호주 같은 나라들에 대해선 빠져나갈 길을 열어줬다. 이로 인해 국가별 사정이 다른 G20회의의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우리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 같은 불협화음과 국가별 이해상충을 슬기롭게 조절하면서 11월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구체적 성과물이 나오도록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글로벌 안전망 등 코리아 이니셔티브 관철을 위해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리스 헝가리 등 유럽국들이 자칫 국가부도에 처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직면해 있는 점만 봐도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은 타당성과 설득력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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