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선진국과 출구전략으로 보조를 맞출 필요는 없다. "(이종화 아시아개발은행 이사 및 수석 이코노미스트)

"더블딥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출구전략을 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저스틴 이푸 린 세계은행 부총재)

4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와 세계은행이 주최한 고위급 컨퍼런스 참가자들은 출구전략의 실행시기를 두고 미묘한 입장 차를 보였다.

이종화 이사는 "아시아 국가들이 실업률 10%가 넘는 미국과 동조하거나 유럽과 동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아시아는 근본적으로 과잉생산 상태이므로 앞으로 재정건전성에 역점을 두기 위해서는 금리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4조위안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부실 자산이 될 수 있어 지방정부의 재정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 수요를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이며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이 우선이지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억지로 부양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고 이 이사는 덧붙였다.

반면 저스틴 이푸 린 부총재는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다. 그는 "유럽과 미국 등의 경제가 아직 회복되지 않아 세계 경제가 약한 상태"라며 "지금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을 중단한다면 자칫 두 번째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린 부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 전망도 어둡다고 했다. 그는 "유럽의 재정 상황을 반영해 오는 10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새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세계은행은 당초 올 평균 성장률을 3.3%(선진국 2.3%,개도국 6.0%)로 잡았으나 새 전망치는 이보다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