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자산만 33조원 보유­…트레이딩 룸 만들어 관리
수익률 높이고 M&A도 대비
구글 "월가 트레이더·애널리스트 모십니다"

'채용: 해외 국채 트레이더,리스크 애널리스트,모기지담보증권(MBS) 포트폴리오 매니저.'

월가 금융사의 직원채용 공고 같다. 그러나 세계 최대 인터넷검색업체 '구글'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는 내용이다. 구글이 금융업이라도 시작한 것인가. 그런 건 아니지만 구글이 올 들어 '트레이딩 룸'을 만들면서 비롯된 일이다. 무려 265억달러(약 33조원)에 달하는 현금과 단기투자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서다. 구글은 3월 말 현재 애플(417억달러),마이크로소프트(397억달러),시스코시스템스(391억달러)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관리 위한 트레이딩룸 개설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구글은 그동안 보수적으로 운용해왔던 현금성 자산의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트레이딩룸을 만들었다. 향후 적절한 인수 · 합병(M&A)기회가 왔을 때 사용할 '군자금'을 안전하면서도 보다 효율적으로 굴리기 위해 월가의 전문가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은 모바일광고업체 '애드몹'을 주식교환방식으로 7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뒤 기존 애드몹 주주들의 주식을 되사주는 데 현금을 사용했다. 이 외에 는 아직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주들에게 현금을 되돌려줄 계획이 없다고 구글은 밝혀왔다.

현재 구글의 투자 팀은 30명이 넘는다. 3년 전만 해도 6명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가을부터 인원을 대폭 늘렸다. 새로 구글 투자팀에 합류한 사람들은 대부분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 출신이다. 보수는 월가에 비해 적지만 직업의 안정성이나 근무여건이 이를 상쇄한다는 것이 금융분야 채용 전문회사들의 평가다.

트레이딩 룸 운영을 포함해 구글의 투자팀은 재무담당자인 브렌트 칼리니코스가 이끈다. 그는 구글의 현금이 110억달러 수준이던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자리를 옮겼다. 칼리니코스가 MS재무담당자로 일하던 2004년 당시 MS의 현금보유액은 600억달러에 달했고,운용수익은 7%가 넘었다.

칼리니코스는 구글로 자리를 옮긴 후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현금관리를 보수적으로 해왔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미국 국채 대신 회사채,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국책모기지 회사가 발행한 모기지담보증권(MBS),해외국채의 투자비중을 높였다. 회사채 투자액은 3월말 현재 49억달러로 1년 전 6억9500만달러보다 7배로 늘었다. MBS는 6억달러에서 33억달러로 증가했고,해외채권은 전혀 투자하지 않다가 3억3200만달러어치를 샀다.

◆자체 기술로 재무관리 프로그램까지

구글처럼 세계 각지에 진출해 있는 기업의 현금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칼리니코스는 이를 위해 구글의 뛰어난 '기술력'을 활용했다. 내부 엔지니어를 동원해 각각의 재무 관련 소프트웨어(SW)를 트레이딩과 현금관리를 위해 하나의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엮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애틀랜타 소재 재무컨설팅회사 '스트래티직 트래저러'의 크레이그 제프리 파트너는 "다국적으로 수십개 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의 경우 통상 실시간으로 투자포지션의 60~70% 정도만 파악할 수 있는데 구글은 98%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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