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반정부 시위대의 저항이 두 달째 계속되면서 태국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콘 차티카와닛 태국 재무장관은 20일 "이번 시위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0.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만 해도 태국 경제는 GDP성장률이 4.5~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태국 GDP 성장률이 올 2분기부터 급격히 감소해 올해 2%포인트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태국 전체 GDP의 약 6~7%를 차지할 뿐 아니라 전체 국민의 약 15%가 종사하고 있는 관광업이 이번 시위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지 신문인 방콕포스트는 "시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최대 2300억바트(약 8조38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관광객 수가 약 2백만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관광업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호주 등은 시위가 격화되자 태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내렸다.

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의 감소도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태국 정국의 불확실성 때문에 외국기업들이 현지 법인을 다른 나라로 이전하거나 투자처를 옮기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태국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시위가 다시 격화된 지난 13일부터 1주일 동안 총 6억3000만달러(약 7500억원)어치의 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편 일부 시위대는 이날 증권거래소 방송국 은행 등 방콕 도심 주요 건물 35곳에 불을 지르는 등 방화와 약탈을 계속했다. 콘캔주와 우돈타니주 등 북동부 지역에서도 시위대가 관공서와 방송국에 난입해 불을 질렀다.

태국 정부의 강제진압으로 시위대 지도부는 전날 투항했지만 구심점을 잃은 일부 시위대가 게릴라식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