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장기화 비판 여론 부담..아피싯 정부도 `타격'

결사항쟁을 외치던 태국 반정부 시위대(UDD, 일명 레드셔츠)가 19일 2개월 넘게 지속해오던 시위를 전격 중단하고 자진 해산을 공식 선언했다.

현 정부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할 때까지 시위를 지속하겠다던 UDD가 자진 해산을 선언한 것은 보안당국의 진압작전에 끝까지 맞설 경우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UDD 지도자인 웽 토지라칸은 이날 경찰에 투항하기 직전 가진 연설을 통해 "더이상의 인명피해는 막아야 한다"면서 시위 종료를 선언했다.

특히 시위대 지도부는 시위 거점인 방콕 시내의 라차프라송 거리에 부모를 따라온 어린이들은 물론 여성과 노약자들이 상당수 잔류하고 있던 상황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군경의 진압작전에 끝까지 맞설 경우 어린이와 여성, 노약자 등이 대거 희생될 가능성이 높고 어린이 등의 희생이 현실화되면 그 비판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국 현지 언론 등은 그동안 시위대 지도부가 여성과, 어린이 등을 볼모로 삼아 군경의 진압작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시위 장기화로 라차프라송 거리 일대의 주민들이 시위 지역 곳곳에서 시위대와 충돌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온 것도 시위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심정적으로 시위대를 지지해오던 시민들 중에서도 시위 장기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지도부가 여론의 역풍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시위대는 지난달 29일의 경우 시위장 인근에 있는 출라롱콘 병원에 보안병력이 숨어있다고 주장하면서 병원 내부로 난입, 병원 곳곳을 수색하는 소동을 일으켜 여론의 큰 비판을 받기도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정권은 진압작전으로 시위대의 자진해산을 이끌어냈지만 시위 정국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시위 기간 70명이 넘게 숨지고 1천700여명이 부상하는 등 유혈사태가 잇따른 부분은 향후의 정국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 정부는 시위대를 더이상 방치할 경우 경제적 손실은 물론 국가 이미지 훼손 등 그 후유증이 막대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강제진압 작전을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국 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콕연합뉴스) 현영복 특파원 youngb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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