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국 멕시코만에서 석유시추시설 폭발로 인한 기름 유출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원유유출로 형성된 기름띠가 이틀도 안돼 3배 이상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한스 그라버 미국 마이애미 대학 교수가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29일에는 3000㎢였던 기름띠의 크기가 30일 자정 무렵에는 9900㎢에 달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당초 예상보다 10배나 많은 원유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미 앨라배마 현지신문인 모바일 프레스 리지스터는 1일 해양대기청(NOAA)의 기밀문서 내용을 인용, “수직관에서 유출 지점 2곳을 추가로 확인했다”면서 “수직관이 더 훼손된다면 원유 유출량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한자릿수 더 많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는 하루 5000배럴이 유출되고 있는 현재보다 10배 많은 5만배럴이 바다로 유출되는 것의 의미한다. 테드 앨런미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기름 유출량이 너무 많아 기름띠의 해안 도달은 필연적”이라며 “문제는 시간과 장소일 뿐”이라고 말했다.

기름띠가 해안까지 밀려오자 루이지애나 및 플로리다주에 이어 앨라배마와 미시시피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한 주는 모두 4개주로 늘어난 상태다.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기름띠 확산으로 최소 10개의 야생생물보호구역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며 연방정부 차원에서 국가재난사태 선포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미 백악관은 군과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사태를 막겠다고 선언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멕시코만 기름유출 피해지역을 직접 방문해 정부 대응과 피해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