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PC업계 세계 1위 눈앞…HTC, 스마트폰 다크호스
LCD 패널은 中기업과 합작
대만 IT의 질주…글로벌시장 재편 중심축으로

"2011년엔 세계 최고의 PC 회사가 될 것이다. "(JT 왕 에이서 회장)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느 경쟁자보다 빠른 성장을 이뤄내겠다. "(피터 추 HTC 최고경영자)

대만기업들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PC 제조업체인 에이서는 노트북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세계 2위 자리를 굳힌 데 이어 최근 1위까지 넘보고 있고,휴대폰 회사인 HTC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보다도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에이서와 HTC는 이른바 '대만의 삼성 · LG'로 불리며 글로벌 IT 시장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PC,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대만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서,PC 황제 노린다

15일 시장조사 회사인 가트너가 발표한 업체별 세계 PC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에이서는 지난 1분기 14.2%를 차지하며 2위 자리를 굳혔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HP(18.2%)와의 격차도 4%포인트 이내로 줄였다. 가트너는 "에이서가 전 지역에 걸쳐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며 "다른 회사들이 따라가기 힘든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에이서는 최근 2~3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넷북(소형 노트북PC) 등 저가형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IDC는 에이서가 제품 하나당 책정하는 이윤을 2%대 후반으로 추산했다. 경쟁 업체인 HP와 델이 4% 이상으로 잡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란 분석이다. 브라이언 마 IDC 수석연구원은 "에이서의 공격에 경쟁사들이 싸움을 포기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에이서는 1990년대 '메인 보드'와 같은 PC 부품을 만들던 회사다. 하지만 1997년 미국 반도체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노트북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PC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이후 제조,판매,유통 등을 외부업체에 맡기고 설계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빠른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만 IT의 질주…글로벌시장 재편 중심축으로

◆HTC, 미국서만 600만대 판매

HTC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림,애플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약 6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치우기도 했다. 이 회사는 불과 3~4년 전만 해도 통신사들의 주문을 받아 생산을 하는 하청업체 수준이었다. 하지만 통신사와의 제휴를 전략적으로 확대해나가면서 지금은 버라이즌,보다폰,도이치텔레콤 등과 같은 유력 파트너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피터 추 HTC 최고경영자는 "버라이즌 T모바일 등과 같은 통신사들의 공개적 지지가 우리에게 강한 힘이 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시작해 자체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는 HTC의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HTC는 구글이 올초 내놓은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넥서스원'도 제작했다.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와 함께 4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에보'를 발표하기도 했다.

◆LCD 산업도 한국 위협

HTC뿐만 아니라 많은 대만회사들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생산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회사도 대만의 전자회사 폭스콘(혼하이)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대만 회사 아수스와 손잡고 신형 OS '윈도폰7'을 탑재한 휴대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CD(액정표시장치) 업계에도 '대만 주의보'가 부상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자국의 반도체,LCD 등 첨단 산업체들의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따라 AUO,CMO 등과 같은 대만 LCD 제조사들은 중국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