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의회해산 촉구 가두시위 재개

태국 정부와 반정부 시위대(UDD, 일명 레드셔츠)가 지난 10일 군경의 시위대 강제해산 시도과정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의 책임 소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부측은 시위대 속에 숨어있는 과격 테러범들이 총기를 발사해 사상자가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시위대는 군경이 시위 참가자들을 향해 발포하는 과정에서 희생자들이 발생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수텝 타웅수반 태국 안보담당 부총리는 13일 "지난 10일 발생한 군경과 시위대 간 유혈사태는 시위대에 섞여 있는 테러범들이 초래한 것으로 시위대 지도부가 테러범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텝 부총리는 "경찰이 유혈사태 당시의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테러범들은 M16 등의 무기를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어떤 일도 저지를 수 있고 시위 참가자와 경찰, 군인 등 누가 숨지든 간에 상관하지 않는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테러범의 존재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언론과 일반 시민 등으로부터 사진과 영상 등 관련 정보를 수입하고 있으며 강경파 UDD 지도자들을 추적하고 체포하기 위해 400여명의 군인들로 구성된 특별임무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도 지난 12일 시위대 속에 테러범들이 숨어 있다며 시민들은 테러범들에게 이용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UDD는 군부대 탱크에서 발사된 총탄에 시위 참가자들이 희생됐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사진과 영상을 확보하고 있다며 유혈사태의 책임을 정부측에 돌리고 있다.

UDD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쿠아는 "21명의 사망자와 870여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유혈사태 당시 군부대가 시위 참가자들을 공격하는 모습을 담은 12분 분량의 영상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 영상들을 보면 사망자 중 1명이 군부대 탱크에서 발사된 총탄에 맞아 숨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14일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임시 집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방콕 외곽의 제11 보병연대 병영까지 가두 시위를 벌이면서 유혈사태 당시의 사진과 영상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나타웃은 "군은 살인자를 더는 비호해서는 안된다"면서 "즉각적인 의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촉구하는 시위대의 주장이 받아들여질때까지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현영복 특파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