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국가연합, 18개 주 중 7개 주 선두
총리 배제 새 정부 구성 움직임도


이라크 총선 개표 초반, 누리 알-말리키 총리 진영이 선두로 나서며 총선 승리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말리키 총리 진영이 제1당이 되더라도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려운 데다 다른 정당들이 말리키 총리를 배제한 채 새 정부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그의 총리직 연임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14일 이라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총선 이후 이날 현재 약 30%의 개표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정당연맹체 `법치국가연합'이 18개 주 중 7개 주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치국가연합은 전체 325석 가운데 70석이 배정돼 있는 수도 바그다드주를 비롯, 카르발라, 바스라, 바빌, 나자프, 와시트, 무타나 등 주로 시아파 밀집 지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이라키야'는 타밈, 니네베, 디얄라, 살라후딘, 안바르 등 수니파 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5개 주에서 선두를 달리며 법치국가연합을 바짝 뒤쫓고 있다.

시아파 최대 정당인 이슬람최고회의(ISCI)와 반미 강경 시아파인 무크타다 알-사드르 정파가 연합한 이라크국민연맹(INA)은 마이산, 디와니야, 디카르 등 3개 주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이 연합한 쿠르드정파는 술레이마니야, 도후크, 아르빌 등 쿠르드자치지역 3개 주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개표 초반 정당 간 접전 양상이 총선 결과로까지 그대로 이어질 경우 오는 6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당 간 주도권 다툼이 격렬해지면서 또 다시 정국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법치국가연합이 1당에 올라 총선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오는 6월 임기가 만료되는 말리키 총리의 연임 가능성은 다른 정당들의 견제로 불투명한 상황이며 새 정부 구성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그다드 대학의 하미드 파델 교수는 "법치국가를 제외한 다른 정당들은 말리키 총리의 연임을 오래 전부터 반대해 왔다"며 "총선 이후 새로 출범할 정부에서 말리키 총리를 배제하기 위해 INA와 쿠르드, 이라키야가 제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증하듯 이라키야를 이끄는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는 지난 13일 아르빌을 방문,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 대통령을 만나 정치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INA 소속 아델 압델 마흐디 부통령도 쿠르드 계열인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과 바르자니를 함께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친미 성향의 말리키 총리는 이라크 전후 극도로 악화됐던 치안을 안정시켰다는 평을 받아왔지만, 시아-수니파 간 분파주의 해소에 한계를 보인 데다 최근 바그다드 내에서 무장세력의 대규모 폭탄공격을 잇따라 허용, 총리 연임에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타 정당 간 연합에 맞서 법치국가연합도 다른 정당을 규합하기 위해 협상 전담 위원회를 발족하고 정치적 제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법치국가연합의 압바스 알-바야티 의원은 "협상 위원회는 다른 4개 정당 대표단과 만남을 갖고 서로 간의 제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정당과 논의를 주고받았는 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라크 총선 최종 개표 결과는 오는 18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