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빨리 와주세요.

제발. 제발. 그들이 총을 갖고 있어요.

그들이 엄마, 아빠를 쏠지 몰라요.

"
지난 9일 아침 8시30분(현지시간)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셰리프국의 911 긴급신고센터에는 다급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올해 일곱살 난 이 소년은 권총을 든 강도 용의자 3명이 집에 들이닥치자 여섯살 동생을 데리고 황급히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 후 긴급신고전화인 911에 전화를 걸었다.

이 소년은 "경찰관들을 데려오세요.

될수록 많이. 그리고 군인들도요"라고 말했다.

그는 911전화 통신원에게 부모가 강도에게 총을 맞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때 강도들이 화장실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911전화에는 소년의 날카로운 비명이 녹음됐다.

강도 중 1명이 소년을 붙잡고 누구한테 전화했는지 추궁했고 소년은 911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그러자 강도들은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채 줄행랑을 쳤다.

소년의 부모도 무사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 관할서장인 팻 맥스웰은 "7세 소년의 용감하고 기지에 찬 행동이 없었더라면 이번 사건이 비극적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10일 LA카운티 노워크에 사는 이 소년이 이번 일로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