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바닷가 등에서 많이 싣는 간편한 신발인 이른바 '조리 슬리퍼'는 관절과 근육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볼 때 하이힐만큼이나 위험하다고 뉴질랜드 척추 지압사 협회(NZCA)가 8일 밝혔다.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이 협회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연구한 결과 조리 슬리퍼를 신었을 때 취하게 되는 자세가 무릎, 발목, 엉덩이, 허리, 목 등에 장기적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같이 밝혔다.

이 협회의 대변인 사이먼 켈리 박사는 조리 슬리퍼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은 그런 신발이 편안하고 간편하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운 것일지 모르나 이를 신었을때 슬리퍼가 발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걸음걸이를 바꾸게 된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리 슬리퍼를 신으면 걸을 때 발가락으로 신발을 끌어당기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보폭도 짧아지게 된다며 이처럼 걸음걸이가 바뀌게 되면 근육의 불균형을 가져오고 관절의 기능도 어긋나게 됨으로써 결국 신체 여러 부위의 기능장애를 초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켈리 박사는 그 같은 위험이 있다고 해서 조리 슬리퍼나 하이힐을 쳐다보지도 않을 것까지는 없을 것이라며 "적당한 선에서 사용하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힐이나 조리 슬리퍼는 짧은 시간 동안 신도록 하고 그것을 신고 오랫동안 걷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