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전자업체 후지쓰의 전 사장인 노조에 구니아키(62 · 사진)가 "나는 건강 문제 때문에 스스로 물러난 게 아니라 회사의 부당한 압력으로 강제 해임된 것"이라며 돌연 복직을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2008년 6월 취임했다가 지난해 9월 '요양'을 이유로 사임하고 고문직으로 물러났던 노조에 전 사장은 이달 초 후지쓰 측에 자신을 사장에 재취임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노조에 전 사장의 퇴임 이후 마쓰카 미치요시 회장이 임시 사장을 맡아왔던 후지쓰는 지난 1월 야마모토 마사미 부사장을 새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신임 사장의 취임은 다음 달 1일로 예정돼 있다.

일본 언론들은 노조에 전 사장의 느닷없는 복직 요구보다는 후지쓰 측이 전임 사장의 사퇴 이유를 갑작스럽게 바꿔버린 것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후지쓰는 노조에 전 사장이 물러났을 당시 관련 공시에 '건강상의 이유에 따른 사임'이라고 명기했다. 하지만 노조에 전 사장의 사표 취소 요구가 나온 직후에는 "거래를 유지하기에 부적절한 '반사회적인 기업'과 계속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해임을 결정했다"고 공시 내용을 변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에서 반사회적 기업이란 곧 조직범죄와 관련된 회사임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거대 상장기업이 투자자들의 판단에 매우 중요한 정보인 최고경영자의 퇴임을 결정하면서 이유를 거짓으로 발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