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혐의로 해외도피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지지단체들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군부대에서 수류탄과 탄약 등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태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8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태국 남부 파타룽주의 군수창고에서 지난 2일 M16 소총용 등 탄약 3천정과 20여개의 수류탄이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선 캐우캄너드 군 대변인은 "도난당한 무기 종류와 규모 등을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군부대 무기를 도난당한 것은 사실"이라며 "경찰과 함께 현장에서 지문 등을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군 소식통은 "군수창고에서 없어진 무기가 이미 방콕으로 향하고 있으며 반정부 시위때 폭력사태를 야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파니탄 와타나야곤 정부 대변인은 "무기 도난 사건은 군부대 사정에 정통한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며 "모든 군부대에 무기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니탄 대변인은 도난당한 무기가 반정부 시위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현 단계에서 추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탁신 전 총리의 지지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 회원들은 14일부터 1주일간 방콕 시내에서 최고 100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갖고 의회해산과 조기총선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탁신 전 총리의 재산 중 절반 이상에 해당되는 460억바트(14억달러)를 국고에 귀속시키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7일 밤 방콕은행 4개 지점에 수류탄이 투척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방콕연합뉴스) 현영복 특파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