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은행 자본ㆍ유동성 요건 강화…무리한 은행 덩치키우기 금지
美 '볼커룰' 非은행권도 규제…행정부, 의회에 초안 제출

미국 정부가 4일 월가 은행들의 업무범위와 덩치 키우기를 강력 규제하는 '볼커 룰' 초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주도한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생자문위원장(전 FRB 의장)의 이름을 따 발표한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의회는 아직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날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한 초안에 따르면 예금을 받는 은행들은 투기적인 자기자본거래가 금지된다. 은행이 이익을 위해 자기자본으로 주식,채권,옵션,원자재,파생상품 등을 사고파는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시장조성과 헤지용 자기자본 거래는 허용키로 했다.

은행들에 헤지펀드와 사모펀드,감독당국 등록이 면제된 유사한 펀드에 투자하거나 지원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런 펀드의 운용에 참여하고,운용권을 휘두르며,은행의 상호를 펀드와 공유하는 것도 규제 대상이다. 은행이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투자자문을 할 수 있지만 브로커리지 업무를 대여하거나 제공하고,사모펀드를 지원하는 거래에 참여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은행의 덩치를 규제하는 안도 담았다. 업계의 부채 10%를 초과한 인수 · 합병(M&A)으로 몸을 불리는 것은 불허키로 했다. 다른 은행을 M&A한 결과 은행 규모가 업계의 부채 10%를 초과할 경우에도 M&A 자체를 금지한다. WSJ는 지금까지 M&A 후 늘어나는 예금자산이 업계 총 예금자산의 10%를 넘어서지 않게 규제해 왔는데 이를 더 까다롭게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이 무리하게 외부에서 차입,몸집을 불리지 말라는 것이다.

GE캐피털과 같은 비은행 금융사에 대해선 자기자본투자 및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투자를 허용하되 자본요건 및 유동성 요건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 투자와 관련한 리스크 정보도 더 자세하게 공개해야 한다.

초안은 또 감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확인된 금융사는 추가적인 자본 및 규모확대 규제를 받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예컨대 대형 은행이 볼커 룰을 피하기 위해 예금받는 상업은행 계열사를 떼내더라도 더욱 강한 규제를 받을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의회가 볼커 룰 초안을 금융감독개혁 법안에 그대로 반영할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소속의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과 함께 법안 절충안을 마련 중인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의원은 "볼커 룰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볼커 룰=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발표한 금융 규제책을 말한다.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간 업무를 구분하고 무분별한 금융사 덩치 키우기를 방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생자문위원장의 생각을 반영했다는 뜻에서 '볼커 룰'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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