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장(53 · 사진)은 지난 29일 대규모 리콜 사태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우려를 가능한 한 빨리 없앨 수 있도록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도요타는 유럽에서 최대 180만대의 차량을 리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도요타의 리콜 대상은 총 760만대로 지난해 이 회사의 전 세계 판매(698만대)를 넘어섰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앵(PSA)도 도요타와 합작해 설립한 체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차인 '푸조 107'과 '시트로앵 CI' 모델에 대해 리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요타자동차 창업자 도요다 사카치의 4세로 지난해 6월 사장에 취임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위기 극복의 시험대에 올랐다. 도요타 역사상 14년 만에 창업가문 출신으로 사장에 오른 도요다 사장은 세계 경제위기로 적자 수렁에 빠진 도요타를 건져낼 구세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가 능력을 보여주기도 전에 대규모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궁지에 몰렸다. 물론 지금의 리콜 사태가 그의 책임은 아니다. 리콜의 원인이 된 지난 10년간의 무리한 부품단가 낮추기는 전임 와타나베 가쓰아키 사장(현재 부회장)이 주도한 것이다.

한편 도요타가 이처럼 고전하는 사이 라이벌 기업들은 '도요타 고객 끌어들이기'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실시 중인 '1000달러 마케팅'에 합류했다. 현대차는 도요타 차량 보유 고객이 1일까지 '쏘나타'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를 구매할 경우 1000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