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가격 2배로 급등..생활고로 폭동 가능성도 우려

세계 최극빈국 중 하나인 아이티를 덮친 강진으로 식량과 식수난이 가중돼 생존자들의 생계가 더욱 위협받고 있다.

식량과 식수를 구하기 어렵게 되면서 시중에서는 음식과 마실 물의 가격이 2배로 뛰는 등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구호물자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으면 식량난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주민들과 교포 선교사들에 따르면 아이티 포르토프랭스 시내에서는 현재 식량과 식수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구한다고 해도 가격이 지진 발생 전의 2배가량으로 치솟았다.

가령 손바닥만한 크기의 비닐봉지에 담긴 물 한 봉지의 가격이 1굴드(현지통화)였으나 2굴드로 올랐다.

지진 발생전 40굴드였던 조미료 가격은 50굴드로 상승했고 스파게티를 만드는 국수 1묶음의 가격은 450굴드에서 500굴드로 올랐다.

미화 1달러가 40굴드 수준임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다.

이런 물가 상승은 메가톤급 재앙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을 다시 사지로 내몰고 있다.

집이 폐허로 변해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난민들에게 구호물자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가 치솟으면서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식량을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식량창고나 구호물 보관소를 약탈하는 등 폭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유통과 시장기능이 붕괴됐고 유통할 물자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나마 구할 수 있는 물품 가격마저 치솟고 있어 지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여타 지역에서도 주민들의 생활고는 가중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아이티>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