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국제구호단체들은 강진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아이티에서 교통 및 통신 두절로 인해 생존자들의 목숨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구호물품들을 전달하는 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항구가 지진으로 인해 파괴돼 선박을 이용한 물품 전달이 불가능한 상태이고, 공항은 구조 요원들을 실은 비행기들이 홍수처럼 밀려들고 있어 대혼잡을 빚고 있다고 AP통신이 14일 전했다.

여진 때문에 아이티 주민들이 부서진 건물에 들어가지 않고 거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서 식량을 비롯한 구호물품을 수송하는 차량들의 이동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의 엘리자베스 비르 대변인은 현재의 상황을 `대혼돈'이라며, "수송여건은 하나의 악몽"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폴 가우드 대변인은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병원 중 최소한 8곳이 지진피해를 입어 수 천 명에 달하는 부상자들을 치료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심지어 유엔조차도 이번 지진에 희생당한 직원들의 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비르 대변인은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번 지진은 유엔에도 비극"이라고 말했다.

비르 대변인에 따르면 유엔 평화유지군 건물이 붕괴하면서 최대 100명의 직원들이 갇혀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찰스 빈센트 대변인은 전화를 비롯한 통신수단이 크게 부족해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빈센트는 또 WFP 직원들이 휴식 없이 아이티 주민들을 돌보느라 매우 지친 상태라며 "대다수 사람들이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빈센트 대변인은 또 AFP에 포르토프랭스의 몇몇 지역에 거주하는 2천400명이 이날 중 식량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양동이에 물 한 방울 정도에 불과하다"며 "도로가 뚫리는 대로 다른 지역에도 배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