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에 오르면서 국가적 자긍심을 갖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G20 리더십을 계기로 성년이 되고 있다(S Korea to come of age with G20 leadership)'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는 흔치 않는 기회를 통해 서울이 선진국의 수도로 인정받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1950년대 전쟁으로 폐허가 됐고 1960년대 초까지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에도 못미쳤으나 현재 국민소득은 2만달러며 세계 최대의 수출국이자 공업국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주요 국제 공여국으로 인정받으면서 유엔개발계획(UNDP)이 이번 주에 한국사무소 문을 닫는 등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환경과 관련해서도 한국은 202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을 2005년 기준으로 4% 줄인다고 선언하는 등 솔선수범을 통해 G20을 주도한다는 단호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한국이 G20 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과도기적 지위를 활용해 출구전략 시점에 대한 부국과 빈국의 이견을 중재하고 보호주의 저지 방안을 논의하고 친환경적 경제정책 실행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예상했다.

이 신문은 한국 소재 외국계 고위 은행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올림픽을 유치하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G20 유치는 이미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한국인의 영어 구사력이 약해 구두보다 서면으로 소통하려 하면서 G20 준비가 더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많은 사람들이 소중국(Little China) 또는 소일본(Little Japan)이라고 한국을 무시하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만들려고 하는 와중에 G20 의장국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음악, 음식 등 소프트한 방법으로 한국을 알려왔으나 이 대통령은 소말리아 해적 퇴치에 전함을 파견하고 아프간 재건을 돕기 위해 350명의 군인을 보내는 등 글로벌 리더십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좀 더 가시적이고 강력한 방법을 알고 있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