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8명을 비롯한 다수의 민간인들이 자살폭탄 테러로 희생되면서 아프간내 CIA 비밀기지의 허술한 보안이 도마위에 올랐다.

31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과 접경한 아프간 동부 코스트주(州)의 채프먼 전초기지(FOB) 내부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CIA 요원과 용역직원 8명을 포함해 다수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채프먼 기지는 당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새 아프간 전략에 따라 재건 업무를 수행하는 지방재건팀(PRT) 기지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2001년 개전 후 최다의 CIA 직원 사망 사건으로 남을 이번 테러로 인해 이 기지가 CIA의 비밀기지였음이 밝혀졌다.

문제는 아프간내 정보 수집은 물론 국경 너머 파키스탄 부족지역에 대한 무인기 공격에 관여하는 CIA의 비밀기지의 경비가 테러범에 의해 유린당했다는 점이다.

한 정부 관리는 이번 테러가 기지 내부에서 발생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리들에 따르면 테러범은 이날 검문 시스템을 통과해 기지 내 체육관 등에서 조끼에 장착된 폭탄을 터뜨렸다.

전직 CIA 부국장으로 현재 순직한 CIA 직원 자녀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존 E. 맥러린은 "이번 사건은 아프간과 이라크에 진출한 이후 수 없이 견뎌온 악몽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 직원들은 종종 군대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최전선에 나서는 등 말 그대로 목숨을 위협받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최근 아프간내 인력을 확충하며 활동영역을 넓혀온 CIA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