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이란 친정부 세력이 30일 이란 전역에서 수십만명이 참석한 친정부 시위를 벌이며 반정부 시위대에 위력을 과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 전역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한 정부 주도의 이날 집회의 시위 장면은 국영TV를 통해 중계됐다.시위 참가자들은 지난 27일 이슬람 시아파의 성일인 ‘아슈라’에 반정부 시위대가 극렬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아슈라 의미가 퇴색됐다며 배후세력 처단을 촉구했다.친정부 성향의 성직자인 아흐마드 알라몰호다는 시위 현장에서 개혁파 지도자들을 향해 “회개하지 않으면 이란의 제도가 그대들을 ‘모하레브(신의 적)’으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날 시위는 27일 이란 전국 각지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로 최소 8명이 숨진 뒤 열렸다.

에스마일 아흐마디-모카담 이란 경찰청장은 “만약 (야당 지도자) 미르 호세인 무사비의 지지자들이 불법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다면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미국 인권단체인 ‘이란 인권을 위한 국제캠페인(ICHRI)’은 반정부 시위와 관련,1000여명이 체포됐으며 이들이 고문당할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야당 지도자인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에 대한 루머도 떠돌고 있다.이란의 국영 통신사인 IRNA는 “폭동을 이끌었던 지도자 두명이 그들의 처벌을 원하는 시민들을 두려워한 나머지 테헤란을 떠나 북부 지역으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곧이어 카루비의 아들이 아버지가 테헤란에 있다고 이 보도를 부인하면서 정부가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비판도 흘러나왔다.

한편 지난 27일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당국의 유혈진압으로 사망한 무사비 전 총리의 조카 세예드 알리 무사비의 시신이 이날 테헤란의 베헤슈테 자흐라 묘지에 안장됐다고 반관영 파르스통신이 보도했다.당국은 장례식으로 대규모 시위가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의 시신을 압류했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