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일본의 중년여성들이 앞다투어 고가의 노화방지 화장품을 구입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30일 보도했다.

시셰이도, 가네보, 고세 등 일본의 3대 화장품 업체는 각각 지난해 8월 이후 12만엔(약 1천300달러) 정도 가격의 신제품 크림을 출시했다.

다이와증권의 애널리스트 히로즈미 가츠로는 "일본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구매력도 높은 40대 이상 여성들을 위한 제품이 잘 팔린다"며 고급 일본 화장품은 중국의 부유층 여성들에게도 인기라고 덧붙였다.

3개사는 모두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판매목표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시셰이도의 경우 5천엔 이상 제품들은 전체 화장품 판매량의 20% 정도를 차지하며 고세의 경우는 40%에 달한다.

노무라증권의 애널리스트 시게무라 교이치로는 40대 일본여성의 화장품 수요는 고가와 저가로 양극화되고 있으며 가격이 높은 고급 제품들이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2006년 가오가 인수한 가네보 브랜드가 고급 제품에 주력하고 있음을 예로 들었다.

그는 "가오의 소피나 브랜드는 제품이 중간 가격에 해당하기 때문에 실적이 좋지않다"며 "가오는 가네보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시셰이도가 최근 고가제품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들어 주식시장에서 시셰이도는 가오나 고세에 비해 선전했다.

닛케이평균주가가 20% 상승한 가운데 시셰이도의 주가는 2% 오른 반면 가오는 20%, 고세는 15% 각각 하락했다.

매년 여름 맞춤형 가네보 '트와니 셀리듬 크림'의 주문을 받아 11월 배달하고 있는 가오는 올해 금융위기에도 지난해와 동일한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컨설팅업체 후지 게이자이의 연구원 야마즈미 도모유키는 "유럽이나 미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특정 계층의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40대 이상 여성들이 고가 제품을 사들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세대는 버블경제 시기에 화장품에 대한 안목이 높아졌고 지금은 연령에 비례해서 올라가는 일본의 임금체계의 덕에 구매력도 상승했다"면서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다른 데 돈을 덜 쓰고 대신 화장품은 최고의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셰이도는 2004년에서 2007년 사이에 연 수입 1천만엔 이상인 여성들과 가구소득 2천만엔 이상인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2만엔 이상 고가 화장품의 판매가 전체 화장품 판매의 24%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일본의 고급 화장품들은 라프레리나 SK-Ⅱ와 같은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와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중 라프레리는 지난 4월 일본 시장에 고가의 '셀룰러 크림 플래티넘' 제품을 출시했는데 6개월 판매 목표 300개를 2주만에 팔아치웠다.

(서울=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