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미국 여객기 테러를 기도한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자유주의 사이에서 방황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압둘무탈라브가 2005∼2007년 페이스북과 이슬람 웹사이트 채팅룸 등에 올린 약 300건의 글을 분석한 결과 이슬람 신앙 문제와 외로움, 결혼 등을 고민하는 젊은이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압둘무탈라브는 2005년 1월에는 "나는 우울하고 외롭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이같은 외로움으로 인해 다른 문제들을 겪게 되는 것 같다"고 썼다.

'Farouk1986'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그는 예멘에서의 아랍어 공부와 스탠퍼드대 등 미국 명문대에 지원할 계획에 관한 글도 올렸으며 독실한 이슬람 교도로서 느끼는 "자유주의와 극단주의 사이의 딜레마"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어떻게 하면 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라며 다른 이슬람 교도들에게 묻기도 했다.

토고에서 기숙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나는 코란과 (이슬람 규범인) '수나'에 따라 생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스포츠, TV 시청, 독서 등 거의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압둘무탈라브는 알-카에다 조직이 활성화된 예멘에서 이달 초까지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예멘 관영 사바 통신이 예멘 외무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예멘 외무부 대변인은 압둘무탈라브가 예멘 사나에서 아랍어를 공부하기 위해 비자를 발급받은 뒤 지난 8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예멘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