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2년이상 테러연계 의심인물 명단 포함

성탄절에 때맞춰 미국 본토에서 여객기 폭발 테러를 감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나이지리아 출신의 용의자는 테러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로 분류돼 있었지만 항공기 탑승 전에 별도의 정밀 보안검색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 정부의 한 당국자는 26일 범인인 압둘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가 테러조직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정부가 최소 2년간은 알았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압둘무탈라브가 테러리스트나 테러조직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거나 의심되는 인물의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국가대테러센터(NCC)는 약 55만명에 이르는 테러리스트 신원데이터를 갖고 있다.

앞서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피터 킹 의원은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용의자가 테러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의 데이터베이스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사전에 보안검색을 철저히 했으면 폭발물을 지닌 이 용의자의 항공기 탑승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의 발생은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또 압둘무탈라브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에서 미 노스웨스트 253편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보안검색 절차를 밟을 당시 보안요원들은 그를 요주의 인물로 간주하지 않은 채 일상적인 보안검색만 실시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압둘무탈라브는 의심스런 인물의 데이터베이스에 올라 있었지만 항공기 탑승금지 대상자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용의자가 분말과 액체로 된 폭발물을 몰래 기내로 반입해 폭발을 기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액체물질을 소지한 것이 분명하고 공항의 보안검색이 좀 더 철저했더라면 다리에 장착된 폭발장치와 액체물질을 사전에 적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언론들은 압둘무탈라브가 조사과정에서 알-카에다의 지시로 테러를 기도했다고 주장했으나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테러훈련을 받은 핵심요원은 아닌 것으로 여겨지며 독자적으로 범행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베니 톰슨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다음달 중 청문회를 열어 철저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테러기도 행위가 알-카에다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 및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가 청문회의 초점이 될 것"이라면서 "무엇이 이뤄졌고, 무엇이 이뤄지지 않았는지와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황재훈 특파원 shpark@yna.co.kr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