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와 성탄절 당일인 25일에도 이라크와 베네수엘라, 필리핀,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는 폭탄테러와 선박 화재를 비롯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라 사상자가 속출했다.

25일 이라크에서는 바그다드 동부 거리를 지나는 아슈라(시아파 기념일) 기념 행렬 옆에서 폭탄이 터져 6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치는 등 이날 전역에서 18명이 테러와 납치 등에 휘말려 목숨을 잃고 수십여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는 기독교계와 시아파 무슬림들이 한 교회 부근에서 충돌해 6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라크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도 전역에서 시아파를 대상으로 한 수니파 무장세력의 공격 등 폭탄테러가 잇따라 발생, 수십명이 사망했다.

또 성탄절 새벽에는 베네수엘라 북쪽 160㎞ 해상을 항해하던 그리스 국적 벌크선에서 불이 나 승선원 24명 가운데 9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다.

`에이지언 윈드'라는 이름의 이 선박은 철광석 3만7천t을 싣고 브라질에서 미국 휴스턴으로 가던 중이었고, 오전 4시께 선내 식당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다고 선박 소유주는 AP통신에 전했다.

필리핀에서는 25일 새벽 제너럴 산토스시의 한 불꽃놀이용품 판매점에서 폭죽이 터져 2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현지 경찰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24일 밤에도 필리핀 세부섬 만다웨의 폭죽창고 46곳에서 잇달아 불이 나 임신부와 7세, 8세 어린이 등 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사람들이 밤새도록 폭죽을 쏘거나 술김에 허공을 향해 총을 쏘는 일이 많고, 이 때문에 매년 이 시기에는 불꽃놀이 사고로 수백여명이 불구가 되거나 화상을 입는 실정이다.

미국 아칸소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평소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과 교회 봉사활동 등에 꾸준히 참여하며 지역사회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 구세군 회원이 강도를 만나 자신의 아이들 앞에서 총을 맞고 숨진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같은 날 저녁 인도에서는 라자스탄주 참발강에 건설 중이던 교량이 무너져 현장 작업자 17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잔해에 깔리거나 익사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pul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