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문부상 "독도 자국영토" 주장으로 사태 악화 조짐
柳외교, 주한일본대사 외교부로 불러.."한일간 영토문제 없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25일 '독도'라는 표현이 빠졌지만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고수한 고교 지리·역사 과목의 새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발표한 것을 계기로 한일간 독도 논란이 재연됐다.

특히 가와바타 다쓰오(川端達夫) 문부과학상이 이날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고교 교과서 해설서와 관련 "다케시마(竹島: 독도의 일본명)는 우리의 고유 영토로, 정당하게 인식시키는 것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독도가 자국 영토임을 못박고나섰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 이후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어떤 주장을 하든지 관계 없이 한.일 간에 어떠한 영토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일본 문부상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 유명환 외교장관이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청사로 불러 직접 유감을 표명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일본 문부상의 발언과 관련된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에 대해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는 바"라고 말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중학교에서의 학습에 입각, 우리나라(일본)가 정당히 주장하고 있는 입장에 근거해 적확하게 취급, 영토문제에 대해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명시됐다.

일본측은 이번 해설서에 독도라는 단어를 명기하지 않았지만 내용상으로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와바타 일본 문부상은 고교 해설서에 독도를 명기하지 않은데 대해 "보다 간결화하자는 의미에서 '중학에 입각해서'라는 표현에 집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는 "우리나라와 한국과의 사이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표현)를 둘러싸고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점 등에 대해서도 북방영토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영토·영역에 관해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교소식통들은 일본 정부가 독도를 명기하지 않는 등 한국 측에 대해 배려하는 모양새를 취함에 따라 지난해 중학교 해설서 발표 이후 권철현 주일 대사의 귀국 등을 불러왔던 최악의 사태 재현은 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가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노동을 강요당한 한국 할머니와 유족들에게 청구자 1인당 고작 99엔을 지급했다는 보도와 맞물리면서 반일감정이 급격하게 상승했고, 일본 문부상의 발언이나오면서 한국 국민의 여론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본측 발표가 나온 뒤 문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어떤 주장을 하든지 관계 없이 한.일 간에 어떠한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일본 고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개정은 일본의 미래세대에 그릇된 영토관념을 주입해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데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바, 이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 일각에서는 일본의 교과서 해설서에 영토 문제와 관련, '독도' 표현을 명기하지 않은 것은 하토야마 정권 출범 이후 가까워지고 있는 한일관계를 고려한 조치라는 점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설서 발표 이후 일본 문부상의 '독도 영유권' 발언이 나온 뒤 하토야마 일본 정부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양국간 독도 논란이 가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도쿄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최이락 특파원 lwt@yna.co.krchoinal@yna.co.kr